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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없다면 사랑이 이어질까?, 이터널선샤인 일반적으로 영화는 감독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영화는 감독을 중심으로 한 많은 영화인들의 합작품이며, 이야기를 담아낸 시나리오에 크게 기대어 만들어진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시나리오 작가의 역량을 높이 사는 편이다. ‘존 말코비치되기’로 인상적인 작가 데뷰를 한 찰리카우프만은 미셀 공드리 감독과 의기투합하여 로맨스 영화의 걸작 ‘이터널 선샤인’의 시나리오를 맡게 된다. 개인적으로 오래전 이터널 선샤인을 수입하기 위해 영문시나리오를 읽어야했다. 요즘도 그렇지만 이터널 선샤인의 이야기 스타일은 평범하지 않아서 밀라노에서 배급사인 포커스피처스의 해외배급 담당자와의 딜을 위한 미팅시, 감히 시나리오가 대중적으로 높이 평가하긴 힘들다고 말했었다. 그 배급 담당자는 찰리 카우프만에 대한 믿음과 시나리오에..
튜링테스트의 재해석? 인간의 오만과 무지에 대한 테스트 : 엑스마키나 각본가였던 알렉스 가랜드 감독 데뷰작이다. 시나리오 작가 출신답게 대화를 중심으로 한 심리 변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밀도 있게 상승 전개시킨다. 이야기 골격의 소재가 된 튜링테스트는 1950년 튜링에 의해 개발된 테스트로 기계가 인간과 동등하거나 구별할 수 없는 수준의 지능을 가졌느냐에 대한 테스트이다. 튜링은 인간 평가자가 인간과 같은 반응을 일으키도록 설계된 기계와 인간 사이의 자연 언어 대화를 판단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인간과 컴퓨터의 소통에 관한 실험으로서 상대가 컴퓨터임을 인간이 눈치 못 채면 컴퓨터가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랜드 감독은 오히려 튜링 테스트를 기계에 의한 인간의 오만, 어리석음과 편견에 대한 테스트로서 재해석한다. 엑스마키나는 기계 장치로부터 내려온 신이라는 데우스 엑..
나는 유일한 나인가? : 가상•평행세계 탈출기, 소스코드 덩컨 존스 감독의 영화 ‘소스코드’는 양자역학에 근거한 평행세계, 뇌과학 등을 소재로 한영화이다. 열차사고로 죽은 자의 죽기 전분간의 기억을 반복적으로 (강제) 체험해야하는 식물인간의 탈출기이다. 대탈주, 빠삐옹, 쇼생크 탈출 등 영화사의 주옥같은 전통 탈출 영화들은 자유를 찾아서 강제 감금된 현실에서 탈출하는 이야기들을 다루어 왔다. 자유를 찾아 탈출한다는 이야기 측면에서 맥을 같이 하는 소스코드는 현대 최첨단 과학기술을 소재로 하여 전통적인 탈출 플롯을 새롭게 구성하였다는데 영화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아프카니스탄에서 작전임무를 수행하던 콜터 스티븐스 대위(제이크 질렌할 분)는 시카고행 열차에서 모르는 여자와 여행하고 있는 자신을 깨닫는다. 열차는8분 후에 폭발하고 콜터는 가상현실 캡슐에..
가상세계의 사랑은 사랑일까? : 시뮬라시옹과 레디 플레이어 원 레디플레이어원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2018년 작으로 어니스트 클라인이 쓴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적 이야기로서의 완성도는 떨어진다고 볼 수 있으나, 원작의 게임을 뛰어난 시각적 비주얼로서 구현하였고, 80년대 팝문화, ‘백 투 더 퓨처’, ‘샤이닝’ 등 걸작들과 ‘토요일 밤의 열기’의 차용 그리고 건담, 고질라 등 전설적 추억 아이콘들의 만물상식 소환을 성공적으로 스토리에 녹여내었다는 점에서 많은 호평을 받은 성공작이다. 무엇보다 레디플레이어원의 특이점은 가상세계의 ‘생활화’이다. 2045년 가상현실 게임 오아시스는 누구든 원하는 캐릭터로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뭐든지 할 수 있는 가상세계이다. 창시자인 천재 제임스 할리데이는 오아시스 속에 숨겨둔 이스터에그를 찾기 위한 3가지 미션을 달성하..
자기합리화를 위한 기억의 재구성 : 메멘토 인셉션, 인터스텔라, 테넷 등 다소 복잡한 스토리를 더 복잡하게 얽어서 풀어내며 관객에게 서스펜스를 선사해온 거장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출세작이다. 메멘토는 스토리라인의 형식이 매우 중요한 특징으로서 작가인 동생 조나단 놀란의 공이 크다고 생각된다. 다소 뻔한 소재를 놀란과 조나단은 매우 독특한 플롯배열 방식으로 극복한다. 뻔한 ‘무엇’을 톡특하고 다소 복잡한 ‘어떻게’로서 승부를 한 것이다. 플롯은 현재는 컬러로 시간 역순으로,과거는 흑백으로 시간순으로 전개되며 영화 엔딩에 가까워지며 컬러와 흑백이 만나고 컬러로 마무리된다.‘컬러 0-흑백 1-컬러 1-흑백 2-컬러 2~~’의컬러0-흑백1-컬러1-흑백2-컬러2~~’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아내가 강간당하고 살해된 날 충격으로 선행성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
메타버스의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가 ? : 매트릭스의 아버지, 어머니 & 지배자 매트릭스 본편에 비해 저평가 되어있는 매트릭스 2 리로디드와 메트릭스 3 레볼루션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한다. 매트릭스는 인간이 현실과 가상이 상호작용하는 메타버스의 극단적 디스토피아 세상이다. 기계가 인간의 의식까지 통제하여 사실상 현실이 배제된 인공지능에 의한 가상(가짜)만이 존재하는 세계이다. 2019년,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은 인공지능을 장착한 기계가 지배하는 세계, 인간들은 기계들과 그들의 세계를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로 사용되고, 뇌에 매트릭스라는 메타버스 프로그램이 입력되어 그곳에서 1999년의 삶을 유지하게 된다. 인간의 몸과 정신이 완전히 다른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생각·감정·촉감 등 모든 의식은 인공지능에 의해 감시되고 통제된다. 인간은 매트릭스라는 디지털 꿈속에서 살아가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 : 블레이드 러너 1982 & 2049 블레이드 러너는 필립 K 딕의 소설 를 원작으로 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한 본편 블레이드 러너(1982)는 복제인간인 리플리컨트Replicant를 폐기 retirement 하는 형사인 블레이드 러너 데커드가, 드니 빌뇌브 감독이 연출한 속편은 리플리컨트인 형사 KD6-3.7(이하 ‘K’)가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본편의 세계관은 타이렐 사의 ‘넥서스 6’라는 리플리컨트가 유전공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주로 우주개척지 탐사, 식민지 개척용 등의 명분으로 만들어지나 전투용·살인용·위안용 등의 용도로도 ‘사용’된다. ‘안전’을 위해 그들의 생애 수명은 4년이다. 개척지에서 리플리컨트 등의 반란 이후 그들의 지구 출입이 금지되고, 특수경찰들인 블레이드 러너는 그들을 ‘폐기retirement’하는 임무를..
행동은 확률을 뛰어 넘는다 : 가타카와 유전자 능력주의 가타카는 유전자에 의해서 개인의 삶이 결정되는 피가 신분증인 미래사회에 대한 이야기이다. 유전자의 잘못된 부분을 편집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유전자 가위에 대한 기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현실에서, 유전자 조작이 가능해진 삶이 우리의 실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일 수도 있다. 가타카는 현재의 능력주의 사회를 넘어 아예 출생 순간부터 유전자 기반 확률로서 한 인간의 능력을 규정하여 인생을 계급화해버리는 극단적 불평등과 이를 뛰어넘으려는 한 인간의 투쟁·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타카는 제롬이라는 타인으로 살아가는 빈센트를 통해 유전자 불평등론 또는 유전자 계급론에 대하여 얘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우리에게 닥칠 단지 미래의 일만이 아닌 현재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사하게 겪는 상..
메타버스, 가짜와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세상 : 13층 인공지능 연산의 핵심기능을 담당하는GPU 생산의 대표적 글로벌 기업인 Nvidia대표 젠슨 황은 최근, ‘현실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은 컴퓨터과학의 큰 도전이며 한계가 없다. 이것이 우리 회사의 원동력이다. 지난 20년이 놀라웠나요? 앞으로 20년은 SF나 다를 바 없을 겁니다’라며 메타버스의 사업화에 출사표를 던졌다.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 그 이상 Beyond’를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 Meta와 세상 또는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 Universe의 합성어로서 1992년 미국 SF작가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 Snow라는 소설에 처음 등장하였다. 이용자들이 아바타 Avatar를 이용해 단순히 게임이나 가상현실을 즐기는데 그치지 않고 사회, 문화적 활동을 하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소유 ..
공각기동대 : 우리에게 영혼이 없다면 ? 나는 누구일까? 전투에서 치명상을 입고 거의 머리만 남은 쿠사나기는 동료 바투의 도움으로 인형사와 접속한다. 이 순간을 기다려온 아니 계획해온 인형사는 쿠사나기에게 자신과의 융합을 설득한다. 융합 후의 나란 존재는 그대로인가 라며 불안해하는 쿠사나기에게 융합-완전한 통일 이후 서로를 인식하는 건 불가하고, “인간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로 네가 지금의 너로 있으려는 집착은 널 끝없이 제약할 거다”, “방대한 네트워크와 결합하여, 그 제약을 버리고 상부구조로 전환하자”. 복제가 아니라, 파국을 피하기 위해 다양성과 변동성 가진 존재로서 쿠사나기와 인형사 두 자아의 융합, 완전한 통일이며, “융합 후, 넌 수시로 내 변종을 네트워크에 퍼뜨리겠지, 인간이 유전자를 남기듯, 그리고 나도 죽음을 맞이한다”라고 제..